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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2-182) "노인들 Wrinkles, Arrugas" - 나이 들기 전에 꼭 봐야하는 애니 (결말 있음)

by 잎새72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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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개봉된 스페인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영어와 스페인어 제목은 모두 주름살을 뜻하는 Wrinkles와 Arrugas이며, 원작은 2008년 파코 로카가 연재한 동명의 만화이다. (피디팝에서 다운)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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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daum.net

개봉 2011년도
장르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국가 스페인
러닝타임 89분
평점 9.0

<수상내역>
2012 (23회) 오타와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
(36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장편영화 특별상)
(26회) 고야상(각색상, 애니메이션상)

 

<시놉시스>
은행원 에밀리오(Emilio)는 평소처럼 대출 상담을 하는데, 고객이 심상치가 않다. 늘 짜증 내는 표정으로 일관하던 고객은 대뜸 에밀리오를 아버지라고 부르더니 자신은 대출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그냥 망할(Damn) 수프나 처먹으라고 책상을 가리켰다. 그러자 책상에 있던 서류는 수프가 되었다. 에밀리오는 은퇴한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치매 초기 증상으로 아직도 자신이 은행원인 줄 아는 모양이다.

에밀리오가 고객인 줄 알았던 사람은 그의 아들과 며느리. 아들은 치매 걸린 에밀리오를 챙기느라 영화 보는 시간이 늦어졌다며 불평했고 에밀리오는 밥상을 집어던지고 밥 다 먹었으니까 가보라고 했다. 에밀리오의 치매를 견딜 수 없었던 아들과 며느리는 에밀리오의 동의 없이 에밀리오를 양로원으로 보냈다.

2008년 스페인 만화상을 수상한 파코 로카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요양원에서 지내는 두 명의 노신사 에밀리오와 미겔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알츠하이머 초기로 요양원에 새로 들어온 에밀리오는 미겔 및 요양원의 친구들과 함께 '잃어버린 대의' 혹은 '보조'층이라고 불리는 요양원의 꼭대기 층에서 삶을 마감하지 않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노인들의 대담한 계획은 이들의 지루한 일상에 사랑과 웃음을 불어넣는다.

비록 생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하더라도 이들에게는 또 다른 시작이기에... (2012 SICAF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 애니메이션은, 젊은 에밀리오가 은행 대출 상담을 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앞에 앉아있던 손님들은 급기야 화를 버럭 내며 에밀리오를 보고 아버지라 부른다.



사실 에밀리오는 치매환자였다. 손님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아들과 며느리.



치매 걸린 아버지 때문에 자신들의 일상이 방해받고 있다고 생각한 아들은...



결국 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치매 걸린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일상을 포기할 수 없었던 아들이지만 아버지를 요양원에 두고 나오는 발길은 편치만은 않다.



더는 가족들과의 행복한, 평범한 삶의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에밀리오는 마음속으로 아들과 이별을 한다.



▶ 방 배정을 받은 에밀리오는 룸메이트인, 요양원에 들어온 지 2년 된 미겔을 만난다.

미겔은 가족이 없다. 혼자 살다가 자발적으로 요양원에 온 노인이다.



에밀리오미겔에게서 요양원 시설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하고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들으며 요양원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 하루 종일 남의 말만 따라 하는 라몬... 라디오 토크쇼를 진행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말주변으로 유명했던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독창성을 잃은 지 오래... 그래서 남의 말만 따라 하고 있다.



▶ 수영을 너무도 좋아하는 에밀리오는 요양원에 있는 수영장을 보고 너무도 반가워 하지만 미겔은 곧 에밀리오의 기대감을 꺾어버리는 말을 한다.

미겔: 이 수영장은 사용하지 않아. 단지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만들어 놓았을 뿐...

에밀리오: 고객?

미겔: 알다시피 돈을 내는 사람들이지
이 요양원의 진짜 고객은 당신이나 내가 아니야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혼자 샤워조차도 못하는 사람들이라구...



▶ 하루 종일 전화만 찾아다니는 그레이스 부인. 아들들이 자신의 병이 다 나은 걸 알면 반가워하며 데리러 와줄 거라는 기대로 행복해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노인이다. 미겔은 그런 그레이스 부인에게 돈을 받고 전화 위치를 가르쳐 준다.



▶ 그러던 중 보게 된, 위층으로 통하는 계단



위층에 뭐가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에밀리오에게 미겔은 답을 해준다.

미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야
치매나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들이 있는 곳이지



▶ 그날 밤 에밀리오는 시계와 지갑을 사이드테이블 위에 올려두고는, 심란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게 된다.



▶ 특별한 일 없이 변함없는 일상이 되풀이되는 요양원 생활에서 미겔은 또다시 그레이스에게 전화기가 있는 위치를 가르쳐 주며 돈을 받고 있고...



그 모습을 본 안토니아 부인미겔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따지게 되는데...

미겔: 그 여자는 돈도 많고 신경도 하나 안 쓴다고

안토니아: 미겔, 우린 당신이 하는 일 다 봤어요
제정신이 아니라고, 그레이스를 이용해 먹다니

미겔: 아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난 그녀를 도와주고 있는 거라고
내가 아니었으면
하루 종일 할 것도 없었을 거야

안토니아: 그럼요, 도움이겠죠
그래서 그 친절한 마음씨로
돈을 계속 뺏아 오나 보죠

미겔: 이것 봐, 내가 누구한테 해를 끼지는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가족들이 보내는 돈으로
그 여자가 뭘 더 할 수 있겠어?
새 정장이라도 한 벌 뽑으려고?

그 여자의 애들은 여기 여자를 내버려 둔데

죄책감을 덜려고 돈을 보낼 뿐이야

난 그녀에게 희망을 주는 거라고!

어차피 쓰지 못하는 돈보다는 훨씬 좋지

차라리 내가 진실을 말하는 게 낫겠나?

"미안하지만 그레이스 부인,
전화는 맘껏 사용하실 수 있지만
아무도 당신을 보러 오지 않을 거예요"

거기 무슨 의미가 있는데?



▶ 그러던 중 에밀리오는 또 다른 인물, 정신줄을 놓은 모데스토와 그의 옆에서 헌신적으로 간병을 하고 있는 돌로레스의 사연에 대해 듣게 된다.

미겔: 모데스토는 치매를 앓고 있어
엔진은 계속 돌아가는데
운전하는 사람이 없는 거지
그 자신이 여기 있는지도 잘 모른다고
돌로레스가 아니었으면 위층으로 올라갔을 거야

안토니아: 돌로레스는 모데스토를 돌보는 걸 보면 거의 성자예요



▶ 또 한 명의 인물, 로자리오 부인을 만나게 된다.

로자리오는 남편을 만나러 이스탄불에 가던, 그 젊었던 순간에 머물러 살고 있는 치매 노인이다.



▶ 요양원에 들어온 지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다. 변함없이 먹고 변함없이 자고 변함없이 약을 먹고... 그렇게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 그러던 어느 날, 사이드 테이블에 올려둔 지갑이 없어진 걸 깨달은 에밀리오

어제 지갑과 시계를 두고 잤는데 지갑이 없어졌다며 룸메이트인 미겔을 의심하지만 미겔은 자신은 훔치지 않았다며 화를 내는데...



곧 그 의심 따위는 개의치 않고 에밀리오를 데리고 수요일 운동을 하러 간다.

오른쪽으로 전달하던 공을 에밀리오 차례에서 방향을 바꿔 왼쪽으로 전달하라는 치료사의 말에



당황하는 에밀리오...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해 버벅대다가



많은 것들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없어지고 있는 자신을 깨닫는다.



▶ 어느 날 아침, 지갑이 없어진 것도 모자라 시계와 자신이 신던 까만 양말까지 없어진 걸 알게 된 에밀리오 미겔을 의심하며 온 방을 뒤지는데...



거기서 찾은 미겔의 비밀 박스... 돈과 약이 들어있는... 미겔 역시 정신줄을 놓을 때를 대비해 받은 약들을 모으고 있었던 거다.



▶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 날은 요양원 "가족들과의 만남의 날"이다.

재킷 위에 스웨터를 걸쳐 입은 채로 아들 내외와 손자 타일러를 만난 에밀리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는 자신에게도 모데스토와 같은 약이 처방되어 나온다는 걸 알게 되고,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해진 모데스토와 그를 지극 정성으로 부인 돌로레스가 위층으로 옮겨진 후



자신도 곧 위층으로 올라갈 운명임을 깨닫게 되지만...



위층으로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았던 에밀리오미겔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고 미겔에밀리오의 위층 이동을 막아주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자신이 모은 모든 돈을 다 써가며 에밀리오의 탈출을 도와주던 미겔은 결국 사고를 내게 되고 그 사고로 인해 에밀리오의 상태는 더 나빠지게 된다.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그동안 모아뒀던 약을 먹기 위해 봉지를 뜯던 중 약들이 다 흩어지게 되어



그 약들을 하나하나 줍던 미겔, 침대 밑에서 뭔가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에밀리오가 숨겨놓은, 양말에 싼 지갑과 시계



그제야 에밀리오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깨닫게 된 미겔



▶ 그 춥던 겨울이 지나고 요양원에도 꽃피는 봄이 왔다.



위층으로 옮겨진 에밀리오를 따라 같이 올라간 미겔에밀리오와, 전신마비를 겪고 있는 트위기의 식사를 돕고 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어린 나이에 전신마비가 된 트위기는 모든 것에서 불만이다. 하지만 미겔은 아주 인자한 얼굴로 트위기의 투덜댐을 모두 다 받아준다.

트위기: 미겔! 거지 같은 할아버지 같으니
망할 빨대 좀 이 방향으로 돌려놓으라고요!

미겔: 말 조심해, 트위기!
안 그러면
이렇게 돌봐주는 것도 그만할지도 몰라
우린 좀 더 우아한 대화를 좋아하거든

트위기: 에밀리오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신경도 안 쓸걸요
저 안에는 아무도 없다구요
미겔: 아, 그래서 네가 틀린 거야, 친구!

요즘에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데 좀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저 안에 확실히 있긴 하다구
미겔: 그렇지, 갑부 양반?



이 둘의 대화를 듣던 에밀리오의 평온한 미소로 이 애니메이션은 끝이 난다.




태어나서부터 결국엔 죽을 날을 받아놓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지만 그 사실을 깨닫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바둥거리며 살다 보면 어느 순간 흰머리가 보이고 그렇게 나이 든 자신을 보게 되지만 살아온 지난날을 만족해하는 사람보다 후회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건 기정사실...

영원할 것만 같던 젊음도 어느 순간 늙음으로 귀결되며 원하지 않지만 치매라는 병을 얻기도 한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누구라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치매 부모를 모시는 자녀들의 상황과 심리, 그리고 자식을 위해 결국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선택하지만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약한 부모의 심리와 심리 변화를 아주 잘 표현해 놓은 작품이다.


"나이 들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애니메이션"

꼭! 아니, 무조건 봐야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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