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이정은 배우의 단독 주연 영화라 개봉 때부터 보고 싶었는데 개봉관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깝게도 못 보고 있다가 넷플에서 뜬 걸 알고는 바로 보게 되었다. (넷플릭스에서 시청함)
개봉 2022.05.26
장르 드라마
국가 한국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수상내역 20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2022
<시놉시스>
"끝까지 살아남아"
엄마 영화는 재미없다는 아들과 늘상 밥타령인 남편,
잇따른 흥행 실패로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영화감독 지완.
아르바이트 삼아 60년대에 활동한 한국 두 번째 여성 영화감독
홍은원 감독의 작품 <여판사>의 필름을 복원하게 된다.
사라진 필름을 찾아 홍감독의 마지막 행적을 따라가던 지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모자 쓴 여성의 그림자와 함께
그 시간 속을 여행하게 되는데...
어쩐지, 희미해진 꿈과 영화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나는 것만 같다.
(출처 다음 영화)
*사진 출처 네이버 스틸컷*
여성 감독으로, 흥행하지 못한 자신의 세 번째 영화를 만들고는 자신감도 떨어지고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 지원
자신의 일을 인정해주지도 이해해 주지도 않는 가족들 사이에서 자신의 꿈을 잃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가 않다.
엄마를, 아빠에게 빨대 꽂아서 사는 존재로 표현을 하면서 자신은 그런 엄마에게 빨대 꽂고 살고 싶다고 말하는 철없는 아들, 보람
꿈이 있는 아내와 사는 남편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남편, 상우
지원은 이런 현실 속에서 감독이란 직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까 어떨까를 고민하던 때에 우리나라 제1호 여성 감독의 영화 "여판사"라는 영화를 더빙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자료와 정보들을 찾으러 다니며 현실적으로 여성 감독이 살아남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게 되는 지원...
1960년대나 지금이나 가정을 가진 여성이 마음껏 일하며 꿈을 펼치며 살아가기가 너무도 힘들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란 걸 깨닫게 된다.
잃어버렸던 자료들을 찾고는 곧 없어질 옛날 영화관 안에서 한줄기 들어오는 빛으로 필름들을 확인하며 눈물을 그렁거리는 모습
이 한 장면에 이 영화의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음을 아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지원은 자신을 따라다니던 영화 "여판사"의 여감독의 그림자를 보며 그녀의 삶과 현재 지원의 삶이 오마주 됨을 느낀다.
역시 연기 좋은 이정은 배우~
표정만으로도,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장면이다.
add1) 영화 중반에 지원이 갑자기 하혈을 하며 자궁적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나온다. 스트레스가 많아서 생긴 병인데 그저 겉으로만 보자면 주인공이 감독으로 엄마와 아내로 살아가는 게 많이 힘들었구나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아주 큰 울림을 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혈이 심하면 빈혈이 올 수도 있고 위험하기도 하니 자궁적출 수술을 하자고 권하는 의사, 지원은 수술을 할 상황도 아닐뿐더러 자궁을 적출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다. 이때 의사가 이렇게 말한다. 자궁을 걷어내자고, 아기를 더 낳을 건 아니지 않냐면서 말이다.
자궁의 역할이 꼭 아기를 낳기 위함은 아니다. 내가 여자라고 느끼도록 해주는 일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이상 아기를 낳을게 아니니 필요 없는 부분이라고 걷어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의사, 이미 그들이 생각하는 자궁의 쓰임은 끝났다는 거다.
그 쓰임이라는 것을 누가 정하는 건지... 한 여성이 결혼을 하고 나면 남편과 아들을 위해서만 자신을 써야 한다는 건지... 꿈이란 걸 가지면 안 되는 건지...
오랜만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며 본 영화였다.
add2) 영화는 감독의 데뷔작 <레인보우>(2010)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라고 한다. 이 영화도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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