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I(미국 영화 연구소) 선정, 가장 심장을 뛰게 하는 영화 100편에 포함 & 가장 위대한 로맨스 영화 100편 중 80위에 올라 있는 영화라고 해서 보게 되었다. (wavve 웨이브에서 감상가능, Youtube에서도 볼 수 있지만 화질이 정말 안 좋다)
족장
Daum영화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movie.daum.net
제작 1921년
장르 로맨스/멜로/드라마
등급 15세 이상관람가
국가 미국
러닝타임 86분
평점 ★8.3
<시놉시스>
매력적인 아라비아의 족장 아흐메드는 영국에서 온 모험심 강한 현대 여성인 다이애나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게 되고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에서 그녀를 납치해 집으로 데려온다. 처음엔 아흐메드의 사랑을 거부하던 다이애나는 어느덧 그의 진심을 알고 마음을 열게 되지만...
(출처 다음영화)
이 영화의 시작화면이다.
무성영화라 자막으로 대사를 대신한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본다기보다는 고전소설을 한 권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공간적 배경은 사하라 사막의 야자수 정원이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문명을 접하지 못한 아랍인들이다.
그들의 문화는 아주 비인격적이다.
그곳의 처녀들은 결혼시장에서 흥정에 의해 팔리고 있으며, 알라신의 부유한 아들들의 아내가 되어 남편의 노예가 되어 따르고 섬겨야 한다.
그 중심에는 족장 아흐메드 벤 하산이 있으며 그의 말이 곧 법이 되는 곳이다. (이 사람이 아흐메드)
한편, 사막으로 가는 아리따운 관문이자 문명과 비문명이 공존하는 도시 '비스크라'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기 위해 영국에서 온 아름다운 여인 다이애나 마요가 들른 도시다. (다이애나는 영국 귀족의 딸로 비인격적인 문명에 대항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기를 원하는 현대적 여인)
결혼은 구속이자
독립의 끝이에요
난 지금의 삶에 만족해요
우연히 들른, 아랍인들만 들어갈 수 있다는 카지노... 하지만 다이애나는 꼭 들어가고 싶었다. 인종에 따라 들어갈 수도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싫었다.
카지노 내에 춤추는 여인들이 있는 것을 본 다이애나는, 한 무용수에게 옷을 빌려 입고 몰래 들어간다.
곧, 아랍인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이유를 알았다. 비문명적인-다시 말하면 문명적인 영국인이나 유럽인들은 하지 않을- 도박을 하고 있었다. 도박을 해서 이기면 춤추던 여자를 데리고 가는... 여자의 의사는 무시되고 남자들에 의해 여성들의 남편이 결정되는 그런 도박장이었다.
다이애나는 이 모습에서 과거의 노예시장을 떠올렸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서 역사적인, 아흐메드와 다이애나의 만남이 이뤄진다.
첫눈에 반한 아흐메드는 다이애나를, 여성이 물건시되고 있는 도박장에서 쫓아내고는 자신이 납치해서(???) 집으로 데리고 온다.
자유를 갈망하던 한 여인의 꿈은 사라지고 황무지에 꼼짝없이 붙잡히는 신세가 되는데...
족장 아흐메드는 다이애나에게 최대한 신사적으로 애정공세를 펼쳐보지만 다이애나의 마음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왜 날 데려왔죠?
당신은 눈부시게 아름답소
하지만 그의 애정공세에 계속적으로 거부의사를 표시하는 다이애나
내 명령을 거부하다니 익숙지 않소
난 명령에
복종해 본 적 없어요
사랑하는 여인에게 스킨십을 하고 억지로 키스도 해보지만 결과는 아흐메드에게 실망만을 남긴...
내 키스가 그토록 싫소?
어느 날, 아흐메드의 친구(프랑스 의사이자 소설가)인 라울 후버트 박사가 사하라 사막을 찾아온다.
아흐메드에게서 다이애나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 라울은, 비인간적인 현실에 한숨을 쉬며 아흐메드를 설득한다.
유학으로 역사를 공부했다는 사람이
야만인처럼 백인 여성을 취하겠다는 건가?
아랍 남자는 마음에 드는
여자를 취하고야 말죠!
이런 야만스런 비문명사회에 잡혀서 자유를 박탈당하고 있는 자신을, 문명사회에서 온 라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다이애나는 도망을 쳐 보지만...
사막을 누비고 다니는 강도 떼를 만나 아주 위험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타나 자신을 구해주고 있는 아흐메드!
그날 저녁, 아흐메드와 라울 그리고 다이애나는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그렇지만 너무도 슬퍼 보이는 다이애나의 표정...
같은 백인으로서 그녀를 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라울, 아흐메드에게 다이애나를 놔주는 게 좋겠다는 말을 하지만...
아흐메드에게서 돌아온 한마디는 "다이애나는 행복합니다"였다...
다음날, 라울과 소설 내용 등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다이애나...
멋진 이야기네요
하지만 사실인가요?
소설 속 영웅처럼
다정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있긴 한가요?
그렇게 될만한 자질을
갖춘 자를 알지요
그 남자는 다정할 줄 몰라요
자기 자신만 알죠
아름다운 여성은 남자의
내면을 일깨울 수 있답니다
여자는 신께서 주신
미모의 값을 치러야 하죠
그때 누군가 뛰어들어오며 의사 라울을 찾는다. 다친 사람이 있다는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다이애나,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바로 아흐메드.
다친 사람이 아흐메드가 아님을 알고는 안도하는 다이애나...
들어오다가 문득 그 상황을 지켜본 아흐메드는, 다이애나도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음을 느끼고는 역시 놀란다.
한편, 백인의 아리따운 여성을 취하지 못한 강도 떼의 우두머리 오메르는 다이애나를 납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오메르가 다이애나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안 아흐메드는 사랑하기에 그녀를 놓아주기로 한다.
모래 위에 "아흐메드 사랑해요"를 적으며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던 다이애나
결국엔 강도 떼에게 납치되어
악랄한 오메르의 요새로 끌려오게 된다.
다이애나가 납치된 후 사막에 도착한 아흐메드... 그녀가 남긴 글을 보게 되는데...
그녀를 잃을 수 없다!
다이애나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부족들을 다 불러 오메르의 요새를 치러 간다.
다이애나를 겁탈하려는 오메르, 질투에 눈이 먼 오메르의 첩들 중 한 명이 칼을 빼들고 오메르에게 달려들지만
0.1초 만에 제압되고 마는...
다이애나는 아흐메드가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이라 굳게 믿으며 아흐메드에게 SOS를 보낸다.
(쾅쾅쾅-문 치는 소리)
아흐메드! 아흐메드!
때마침 방 안으로 뛰어 들어온 아흐메드, 오메르와 몸싸움을 벌이던 중
오메르 부하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을 지경에 처하게 되고...
아흐메드가 죽었을까 걱정이 된 다이애나에게 들려온 대답은...
알라신 안에서 쉬고 계세요
어서 모시고 나가죠
집으로 돌아온 아흐메드, 밖에서는 부족들이 아흐메드를 위해 알라신에게 기도를 하고 있고...
안에서는 라울이 아흐메드를 치료하고 있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는 말에 다이애나는 안도를 한다.
이제서야 아흐메드의 손을 잡아보는 다이애나
아랍인 치고 손이 크네요
아랍인이 아니에요
아버지는 영국인
어머니는 스페인인이죠
(결국 주인공들은 모두 유럽인들)
25년 전
벤 사한 족장이
사막에서 사망한
아흐메드의 부모를 발견했죠
여기서 자란 아흐메드는
파리로 유학을 떠났고
족장의 사후에
부족을 다스리러 왔어요
제발 이 사람을
살려 주세요
내 목숨을
내어 줄 수 있다면...
그 순간 눈을 번쩍 뜬 아흐메드
둘은 이렇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내 사랑 다이애나
어둠이 걷히고 빛이 찾아왔소
밖에서 기도를 하고 있던 부족들은, 족장이 의식을 차렸다는 말을 듣고는 기쁨의 환호를 한다.
모든 것이 알라신의 뜻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끝이 난다.
The end
add1) 100년 전(정확히 102년 전)에 제작된 장편영화로, 러닝타임이 무려 86분이나 된다.
add2) 원작 소설이 따로 있는 이 영화는, 당시로는 아주 파격적인 내용의 영화라고 볼 수 있다.
1919년에 발표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아주 외설적인 원작이 있지만 26세 관람가 정도의 수위를 가진 소설 내용을 그대로 영화화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add3) 이 한 편으로 영화가 제작되었을 시기의 시대적 분위기를 너무도 잘 알 수 있다.
유럽인들은 문명을 접한 민족이며 아랍인들은 비문명적 민족이라고 단정 지어 표현을 하는 등, 유럽인들의 민족 이기주의가 여실히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add4) 이 영화의 최대수혜자는 남주 루돌프 발렌티노라고 볼 수 있다. 느끼하지만 꽃미남에다 나쁜 남자이기까지... 하지만 내면은 사랑으로 가득 찬... 그 시대 많은 여인들의 이상형이 되었으며 Sheik(족장)이라는 단어가 바람둥이, 카사노바 등을 일컫는 대명사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니 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제작된 지 5년 후인 1926년, The Sheik(족장)의 후속편인 영화 "The Son of the Sheik(족장의 아들)"을 남기고는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 당시 충격을 받은 많은 여성팬들의 자살시도가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도 있다.
족장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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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5) 동시녹음과 더빙의 기술이 없었던 때의 무성영화,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자막으로 모든 걸 표현해야만 한다. 그래서인지 너무 오버스럽고 느끼하고 웃긴 부분이 많지만 그것들마저 나에겐 새로운 경험이었다.
더불어 내가 영화를 보고 있는 이 순간에, 영화속 배우들 중 생존해있는 배우들이 없다는 사실 또한 이상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100여 년 전에 제작된 세기의 로맨스 영화,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와는 또 다른 흥미로움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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