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89) "말아 ROLLING" - 단단하고 꽉찬 김밥을 말아보자!

심달기 배우 주연의 독립영화 한 편을 봤다. (watcha 왓챠에서 시청함)

 

말아

개봉   2022.08.25.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76분
평점   ★7.0

 

<시놉시스>
전염병 유행으로 집에만 콕 박혀 있는 청년 백수 ‘주리’
배고픔도 실연의 아픔도 모두 집에서 해결한다

어느 날 자취방을 부동산에 내놓았다는 연락과 함께
엄마의 김밥집을 운영하라는 미션이 주어지는데…

인생도 김밥처럼 요령껏 말 수 없나?
스물다섯 주리의 명랑한 자력갱생이 시작된다
(출처 네이버영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젊은이들의 활동반경까지도 줄어든 현실. 주인공 주리(심달기) 역시 취업도 연예도 모두 실패한, 한마디로 말해서 루저... 하는 일없이 빈둥빈둥, 게임기만 두드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부동산에서 방을 보러 오고 엄마와의 통화에서, 엄마가 방을 내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프신 할머니를 간병하러 가는 엄마의 부탁이자 방을 빼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내건 한 가지는 바로, 엄마가 하고 있는 신나라 김밥집을 당분간 운영하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짧은 시간이지만 엄마의 손맛을 배워보기로 했다.

 

멸치를 볶고 계란을 부치고~ 

 

 

김밥 마는 엄마의 스킬을 잘 보고 배워야 한다.

 

 

밥이랑 속을 이렇게 놓고 요렇게 요렇게 말고~😄 

 

 

보기는 쉬웠지만ㅠㅠ 김밥 하나도 내 맘대로 안 말아지는 힘든 세상이다.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옆구리 터진 김밥들이 쌓여갈수록 단단히 알차게 잘 말아지는 김밥들도 늘어간다.

 

 

그래! 혼자 해보는 거야.ㅎㅎ 

 

당분간은 이 네 가지 김밥만 말기로 했다.

 

 

엄마 없이 혼자 꾸리는 김밥집에서 주리는 몇 명의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인생을 알게 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돌아왔다. 김밥집은 다시 엄마가 운영을 하겠지만 이젠 주리도 자신을 삶을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고 일자리를 찾으려 노력한다.

 

코로나 시대의 특징, 비대면 면접을 보고 있다.

대학은 왜 중퇴하게 된 거예요?
아, 적성에 안 맞아서 중퇴하게 됐습니다.
다니다가 퇴사도 할 수 있겠네요.
아 아뇨.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토익 점수도 낮은데 유효기간도 지났고, 너무 대책이 없는 거 아닌가요
아, 다시 잘해보겠습니다.

 

주리 씨, 그럼 워드랑 운전 말고 잘하는 게 뭐예요?

저는 김밥을 잘 말아요

 

 

add1)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이정은 배우 어린 역으로 나와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던 심달기 배우, 캐릭터 소화가 너무도 자연스러워 많은 사람들이 실제 본인 모습과 비슷한 역할을 맡은 게 아닌가 감탄을 했다고 한다.

 

 

add2) 확실한 스펙이 없으면 취업도 연예도 모두 성공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 세대, 소수만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는 걸 보여주고픈 감독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add3) 소재를 "김밥"으로 잡은 이유를 잘 생각해보았다.

 

김밥은 한두가지의 그럴듯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음식이 아니다. 대여섯가지의, 어찌 보면 소소한 재료들이 김과 밥을 만나 하나의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거다. 속재료들 하나하나 정성껏 잘 만들어야 한다. 허투루 만들었다가는 김밥 자체는 성공했을지라도 맛은 실패작이 되는 거다. 속재료 하나부터 밥을 짓고 김을 선택하고 마는 것까지, 어느 하나도 등한시해서는 안 되는 과정이다. 

 

그렇게 하나의 단단하고 성공적인 김밥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우리의 삶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고픈 젊은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