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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3-50)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마피아 퀸 Gangubai Kathiawadi" - 인도 매춘부들의 인권을 위해 일생을 바친 한 여성의 실화 (결말스포 있음)

by 잎새72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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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발리우드 영화를 한 편 보게 되었다. (넷플릭스에서 감상)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 마피아 퀸

Daum영화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movie.daum.net

개봉   2022년 2월 16일
장르   범죄/드라마
국가   인도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53분
평점   8.6

<원작> S 후사인 자이디 & 제인 보르헤스의 소설 "뭄바이의 마피아 퀸" "뭄바이의 마피아 여왕" 부분

 

<시놉시스>
남자의 꾐에 유곽에 팔려가 매춘부가 된 강구바이가 유곽의 지배자가 되어 성매매 여성의 권익을 위해 싸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출처 다음영화)

 

 

 

영화는, 남편에 의해 매춘부로 팔려온 14세의 어린 소녀가 손님을 맞기 위해 단장을 하고 있는 화면으로 시작한다. 

 

 

집에 보내달라며 일을 거부하고 먹지도 않고 울기만 하는 소녀를, 그 매음굴의 마담은 묶어서 때리기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고집을 꺾지 않는 소녀를 달래기 위해서 마담이 부른 사람은 바로 강구바이

 

 

지금부터 그녀-강구바이-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그녀의 원래 이름은 강가다. 강가는 변호사의 딸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영화배우의 꿈을 키우며 꽃처럼 아름답고 순결하고 깨끗하게 살아온 여인이다.  

 

하지만 애인의 꾐에 빠져 카마티푸라(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매춘지)에 오게 되고, 쉴라라는 마담이 운영하고 있는 매춘가에 단돈 천 루피(한화 약 1만 6천 원)에 팔리게 된다. 

 

 

단식을 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거부의사를 표현해 보지만...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 

 

 

결국 강가는 매춘부가 되기로 결심한다. 진열장에 전시된 물건처럼, 지나가는 남자들이 살 수 있도록 강가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사용하게 된 것이다.

 

 

강가의 아름다움에 팁까지 두둑이 주고 간 손님, 마담 쉴라는 강가에게 첫 수입이라며 돈을 주지만 강가는 그 돈을 태워버린다. 

 

강가는 이제 죽었다, 이제부터 나는 강구라는 이름으로 다른 삶을 살기로 했다...

 

 

남자들에게 너무도 인기 있는 강구, 그래서 돈벌이가 되는 강구를 무시할 수 없었던 마담 쉴라... 하지만 그럴수록 강구의 파워는 점점 세져만 가고 그런 강구가 거슬리기 시작하는데... 

 

 

어디나 사이코 손님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손님을 막아주며 매춘부들을 지켜줘야 하는 게 마담의 역할이지만 쉴라는, 눈에 거슬리던 강구를 혼내기 위해 일부러 사이코 손님을 강구에게 연결시켜 주고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강구를 못 본 척 외면한다.

 

 

퇴원 후 강구가 찾아간 곳은 바로 마피아 두목이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인간이 마피아 조직원 중 한 명이란 얘기를 들어서다. 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복수가 아닌, 카마티푸라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부탁을 한 것이고 그 부탁을 마피아 두목은 들어주기로 한다.

 

 

그렇게 사이코를 혼내줌으로써, 이런 일을 하고는 있지만 우리도 아프고 억울함을 아는 평범한 한 인간이란 건 똑똑히 알려준 강구.

 

 

어느 날, 나이 든 마담 쉴라가 세상을 떠나고 그 매춘가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매춘부들이 강구에게 그들의 마담이 되어주길 원했다. 

 

 

그렇게 강구는 흰 사리를 입고 강구바이가 된다. (여기서 바이는 마담이라는 뜻을 가진 인도어)

 

 

여기까지가, 그녀가 강구바이가 된 과정에 대한 내용이다.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와, 강구바이는 14세의 소녀에게 사탕 두 개를 보여주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다. 한 개는 여기서 일하며 그냥 사는 것, 다른 하나는 독약이 든 사탕... 14세의 소녀는 독약이 든 까만 사탕을 집는다. 

 

집으로 돌아간다 해도 이미 더럽혀진 몸이라 가족들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지만 매춘부로는 살고 싶지 않은 소녀의 마음이 확고함을 알게 된 강구바이는 사비를 들여서 소녀를 집으로 돌려보내 준다.

 

 

얼마 후, 강구바이에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찾아온다. 그 대상은 바로 강구의 옷치수를 재러 온 재단사 아프샨이다.

 

 

잠시동안이지만 강구바이는 아프샨과 사랑의 감정을 나누며 평범한 여자로서의 설렘을 느껴보고 있다.

 

 

하지만 그 설렘의 감정은 강구바이에겐 사치였던 것... 매춘부의 인권을 위해 살기로 한 그녀의 각오를 하나하나 실현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카마티푸라의 장을 뽑는 선거에 모든 걸 걸어야 했다. 

 

그녀와 경쟁하는 상대편 후보는 긴 시간 카마티푸라를 통치해 온 라지아바이, 라지아를 따르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상황이라 선거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만 하는 선거였다.

 

 

카마티푸라 내에 잔재하고 있는 문제들 중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바로 아이들이었다. 매춘부가 낳은 아이들은 매춘부를 대물림해 줄 수밖에 없는 현실... 그도 그럴 것이 매음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매춘부와 똑같다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은 어쩔 수 없이 팔려와서 매춘업을 한다손 치더라도 자식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게 엄마의 마음... 그래서 아편을 먹여 재우며 이렇게 숨겨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강구바이가 생각한 해결법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카마티푸라에서 결혼식도 올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꾸는 거였다.

 

그래서 아편을 먹고 잠을 잘 수밖에 없었던 로시니를 자신이 사랑하는 아프샨과 결혼을 시킬 계획을 세운다. 매춘부인 자신이 아프샨과 결혼을 할 수는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아프샨과 로시니의 결혼식을 바라보는 강구바이...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대의만을 생각하며 그렇게 눈물을 삼킨다.

 

 

매춘부 자녀들의 인권이 보장되기 위한 첫걸음이었던 카마티푸라에서의 결혼식이 큰 요인이 되었을까... 강구바이는 결국 카마티푸라의 지역 선거에서 승리를 이끌어낸다. 이제 진정한 카마티푸라의 여왕이 된 것이다.

첫째,

사람들은 우리가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죠, 괜찮아요

근데 이 부정한 일도

정직하게 하자고요

철저히 정직하게요

 

둘째,

꽃은 본래 향기로워요

사원이나 성지에서든

매음굴이나 장례식에서든요

그러니 맘껏 향기를 퍼뜨려요

 

셋째,

품위를 지켜요

누구도 두려워하지 마요

경찰이든 의원이든

장관이든 포주든 상관없어요

여성이 권력과 부

지성의 화신인데

남자들이 어떻게

우월감을 느끼겠어요?

 

 

그러던 어느 날, 카마티푸라 근처에 있는 학교 관계자들의 시위가 일어난다.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음굴을 없애자는 시위였다.

 

 

하지만 강구바이는 굴하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로 찾아가서 입학허가를 해줄 것을 요구한다. 100여 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카마티푸라를 40여 년 밖에 되지 않는 학교에서 반대시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학교가 지어질 때 카마티푸라가 있다는 걸 모른 채 지어지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학생들에게 줄 영향을 빌미로 카마티푸라를 없애고 그곳에 건물을 짓겠다는 검은 속내가 보이는 부분... 그래서 강구바이는 매춘부들의 삶의 터전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거다.

 

 

이틀 뒤 학교에서 만났던 페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던 중 아이들이 학교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생긴다.  선생님이 때리고 쫓아냈다고 한다.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카마티푸라의 현실을, 페지 기자는 잡지에 싣기로 하고 사진으로 남긴다. 

 

 

카마티푸라 매춘부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페지 기자는, 강구바이에게 한 가지를 더 제안한다. 여성 인권을 위한 집회에 나가 연설을 하는 것이다.

 

 

강구바이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여성 인권을 위한 연설을 통해 자신들의 인권 역시 보장받기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떤 사람이 찾아오든

우리는 비난하지 않아요

종교나 카스트는 묻지 않아요

피부색이 짙든, 옅든

부자든, 가난하든

모두 같은 값을 받아요

 

우린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는데

왜 당신들은 우릴 차별하죠?

왜 우린 당신들 사회에서

배제된 거죠?

 

 

또한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걸은 더 나아가 총리실 단독 접견까지 하게 된다. 

 

 

그녀가 총리에게 요구한 것은 바로 이것, 매춘을 합법화시키는 거다.

 

 

총리는, 그건 어려운 일이라며 거절하지만

 

 

강구바이는 매춘부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자신의 요구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 설명을 한다. 그저 무조건적으로 매춘을 합법화시켜 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들의 눈물과 억울함을 고스란히 담은 진심이었다.

 

사회가 존재하는 한

매춘도 존재하죠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여자애는 누군가에게

팔리고 있어요

판매자와 구매자가

벌을 받아야 하는데

누가 벌을 받죠?

그 순진한 여자애예요

 

 

 

그녀는 성인은 아니었지만

악마도 아니었죠

 

 

 

영화배우를 꿈꿨던 강구바이

그녀의 삶은

한 편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add1) 원작 소설 "뭄바이의 마피아 퀸" 중 "뭄바이의 마피아 여왕" 부분을 영화한 것이다. 물론 실존인물 강구바이 코테왈리라는 인물의 실화를 소설화하고 영화한 것이다. 하지만 영화로의 각색이 이루어진 점으로 강구바이의 전기로는 간주할 수 없다는 자막이 영화시작에 나온다.

강구바이 코테왈리

 

 

add2) 강구바이 역할을 한 배우 "알리아 바트"의 연기가 볼만하다. 인도 발리우드의 여배우들 중 TOP10에 들 정도로 영향력이 있으며 노래도 겸하고 있는 가수 겸 배우다. 주연을 맡은 여러 편의 영화가 있지만 그중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로 얼굴을 많이 알렸다. 

 

그녀는 이 영화에서 세 인물을 소화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 명이긴 하지만 강가-강구-강구바이로 변하는 세 가지 상황의 인물들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영화배우를 꿈꾸는 천진난만하고 깨끗한 강가,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으로 매춘부가 된 후의 강구 그리고 매춘부들의 인권을 위해서만 살아가며 그녀들의 어머니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강구바이가 뿜어내는 카리스마 또한 엄청나다.

 

 

add3) 14세밖에 안된 어린 딸을 돈을 받고 시집보내는 가족들, 그 어린 아내를 고작 천 루피를 받고 매음굴에 팔아버리는 남편, 힘든 현실을 이겨내고 그리운 가족들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지만 더럽혀진 몸이라며 가족들에게 공개처형을 당하는 인도 여성들의 현실...

매춘을 합법화해 달라고 하는 부분만 본다면 이해하기도, 우리나라 정서에도 잘 맞진 않지만 인도여성들이 어떻게 매춘부가 되어야만 했는지에 대해 안다면 그녀들의 인권은 보장이 되어야 하는 게 마땅하다.

 

돈 때문에 딸을 애인을 매음굴에 판 어른들이 또 매음굴을 찾아서 욕망을 충족시키고는 매음굴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벌레만도 못한 쓰레기 취급을 하고 있는 현실...

이렇게 여성인권을 찾아가는 영화들이 나오고 있어 인도 역시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지만 아직도 갈길은 먼 듯하다.

 

 

add4) 2시간 30여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의 영화다. 하지만 발리우드 영화의 묘미를 잘 느낄 수 있는 노래와 율동을 중간중간 많이 볼 수 있어 지겹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평점도 좋고 로튼토마토 평점 역시 97프로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보고 나면 왜 이 정도의 평가를 받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하지 않고 독특하지만 이상하지 않은, 참 괜찮은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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