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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3-56) "빛과 철 Black Light" - 종잡을 수 없는 & 탄탄한 스토리 전개 (결말스포 있음)

by 잎새72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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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염혜란님이 나오는 영화라 기대없이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말 잘 선택한 영화였던~ (wavve 웨이브에서 감상함)
 

 

빛과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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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daum.net

개봉   2021.02.18.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07분

<수상내역>
(2020) 22회 부산독립영화제(심사위원 특별상)  21회 전주국제영화제(한국경쟁 - 배우상)

 

<시놉시스>
두 여자가 한 교통사고로 남편들을 잃었다. 희주의 남편은 죽었고, 영남의 남편은 2년째 의식불명.

2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희주는 우연히 영남을 맞닥뜨리고, 영남의 딸 은영은 희주의 주위를 의문스럽게 맴돈다.

하나의 사건, 각자의 이유, 조각난 진실...
빛과 빛, 철과 철이 부딪치던 그날 밤의 비밀이 밝혀진다.
(출처 다음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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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 개인적 감상과 후기>

 
한건의 교통사고로 인해 희주(김시은)는 남편을 잃고, 영남(염혜란)의 남편은 의식불명으로 병원 생활을 하게 된다. 사고의 가해자는 중앙선을 넘은 희주의 남편. 

희주와 영남

 
 
어떠한 이유로 희주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같이 있지 못하고, 가해자로서의 보상과 보험처리 등등은 희주의 오빠 형주(이주원)가 모두 해결을 한다. 
 
그로부터 2년 후, 사고가 났던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예전에 일했던 공장에 취직을 하게 된 희주는 공장 기숙사에서 지내기로 하고, 희주의 오빠와 올케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희주의 오빠는 아파트에서 다 같이 살기를 원하지만 희주는 오빠집에서 폐를 끼치고 싶지가 않다.

희주의 오빠 형주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희주, 역시나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영남을 보고는 자신의 남편으로 인해 영남의 남편이 의식불명으로 누워있다는 죄책감에 도망치고 피하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날, 영남의 딸 은영(박시후)에게서 사고가 나던 날 아빠가 죽을 생각으로 차를 끌고 나갔다는 얘기를 듣게 된 희주.

영남의 딸 은영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었을 수도 있는 그날의 진실! 
 
남편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희주는, 경찰서에 가서 재수사 요청을 하고 변호사에게 사건 의뢰도 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고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한다. 

 
 
사고 직후 음주측정에 대해서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사망한 남편은 이미 피가 굳어 음주측정을 할 수 없었으며, 공정함을 위해 상대편 운전자의 음주측정도 하지 않기로 오빠가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거기다 희주가 진실에 대해 알아보는 걸 굉장히 못마땅해하는 오빠와 올케... 
 
남편의 죽음으로 받은 보험금을 차마 받을 수도 쓸 수도 없었던 희주는 그 보험금을 전부 오빠에게 맡기게 되는데 아마도 그 돈 때문에, 아파트로 이사를 가고 싶었던 오빠내외가 남편의 억울한 죽음에 합의를 했다고 믿어버린 희주...
 
 
하지만... 영화는 이런 단순한 내용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과 접목시키며, 이러이렇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나의 생각들을 거듭 뛰어넘고 있었다.
 
 
▶ 하나의 사건 속에 숨어있는 각자의 사연들에 대해 계속 적어보겠다. *결말 포함* (하지만, 이후의 글을 읽기 전에 영화부터 보시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영화를 본 후 나의 의견과 비교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 첫번째, 영남's 남편의 사연 (영남's 남편의 사연에는 산재라는 사회적 문제가 베이스로 깔려 있다)
공장에서 일을 하던 영남의 남편과 그의 친구는 떨어진 철근에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영남의 남편은 허리를 다쳐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 친구는 한쪽 팔이 깔리면서 의수를 차야하는 상황... 처음엔 공장에서 아주 잘 대처를 해줬지만 그들을 책임져야 하는 업체가 나 몰라라 떠나버리자 공장에서도 역시 나 몰라라 한 것이다. 일을 하다가 다친 것임에도 산재처리를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고가 난 그날, 영남의 남편은 칼을 들고 공장장을 찾아가 산재처리를 해주길 요구하지만 거부당한다. "내가 죽으면 공장식구로 대해 줄 수 있는 거냐" 소리치며 그렇게 나가서는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었다.
 
 
☞ 두번째, 희주's 남편과 오빠의 사연
사실은 희주와 희주 남편은 이혼을 준비 중이었다. 아내와 이혼을 하고 싶지 않았던 희주의 남편은 너무도 힘들어 정신과 상담을 받고 우울증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었던 것, 그리고 사고가 난 그날 희주의 오빠와 같이 술을 먹고 운전을 했던 것이다. 음주운전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너무도 힘들어했던 희주의 오빠... 그래서 음주측정을 하지 않는 걸로 합의를 했던 것이다. 거기다 사고 직후 차 트렁크에 실려있던 많은 양의 번개탄들을 숨기려, 그리고 동생이 힘들어할까 봐 번개탄에 대해서는 함구를 했던 것이었다. 보험금을 가지기 위해 나쁜 마음을 먹었던 게 아니었다는 거다.
 
 
☞ 세번째, 영남's 딸 은영
움직이기도 힘든 아빠가 칼을 들고서는 부들부들 떨다가 밖으로 나간 걸 알고 있었던, 아빠가 자살을 하려고 나갔다는 걸 알았던 은영은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지냈던 거다. 어찌 보면 사고의 진실에 대해 알고 있었던 단 한 명, 그래서 너무도 힘든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었던 인물이다. 
 
 
여기까지 보자면 사고 당사자 둘 모두 자살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고를 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역시나 이렇게 결말을 내지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나온 "고라니" 한마리... 이 영화의 아주 큰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내 생각이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사실은, 이 고라니가 뜻하는 게 뭘까 한참을 생각하고 돌려보고 또 돌려보고 했다. 혹시나 열린 결말인가 싶어 내 나름대로 결론을 지어보려 노력도 했다. 하지만 열린 결말은 아니었다.
 
고라니가 자주 로드킬 당하는 도로라는 특성상, 희주와 영남이 타고 가던 차 앞에 고라니 한 마리가 뛰쳐나오고 급정거를 한 후 둘은 서로 마주 보며 눈물을 흘린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겉으로 보기에는 희주와 영남의 남편들 둘 다 자살을 선택했고 그렇게 죽음을 맞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아니었다.
 
 
"고라니"가 바로 사고의 원인!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사고였던거다. 
 
 
 
add) 영화의 전개가 아주 흥미롭다. 예상되는 내용으로 가지 않는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들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결국 이 영화에서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영남의 딸 은영이 아니었을까...
 
 
저예산 독립영화지만 여느 흥행위주의 대작보다도 더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영화를 상영하는 곳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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