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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3-57) "웨더링 Weathering" - 상실과 무너짐의 감정을 아주 잘 그려낸 단편영화 (결말내용 있음)

by 잎새72 2023.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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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된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Netflix presents)

 

 

웨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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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daum.net

출시일   2023.04.14.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스릴러
국가   미국
러닝타임   21분

 

<시놉시스>
막을 수 있었던 비극, 비탄에 잠긴 여자 그리고 사악한 존재. 여자는 비극적인 상실을 경험한 후 내면의 고통에 맞닥뜨리고, 목숨에 위협을 느낀다.
(출처 넷플릭스)

 

 

 

* Weathering의 뜻; 풍화작용, 역경을 견디며 헤쳐나감

 

 

영화는, 제미나가 병원에서 힘들게 출산에 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진통 중 이상함을 느낀 제미나는 의사에게 여러 번 얘기하지만 묵살당하고, 경련을 일으킨 제미나는 정신을 잃고 만다.

 

 

다행히 제미나는 의식을 차리지만, 아기가 보고 싶다는 제미나에게 의사는 다른 어떤 설명도 없이 진정제만 놔준다.

 

 

눈물을 흘리며 잠에서 깬 제미나, 아기가 잘못되었음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병원 의료진들에 대한 원망과 자신의 잘못으로 아기를 잃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며 일상생활을 회복하지 못하는데...

 

 

거기다 남자친구이자 아기아빠였던 숀마저 떠나버린다.

 

 

문단속을 했음에도 계속 열려있는 문... 

 

 

밖을 쳐다보다가 누군가를 본 제미나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후, 밤마다 누군가의 공격을 받으며 폭력을 당하고 기절하고를 반복하고 있다. 얼굴은 피범벅이 된 채로...

 

 

급기야 제미나는 자신이 다녔던 직장마저도 그만두게 되는데...

 

 

계속되는 누군가의 폭력, 제미나의 얼굴엔 항상 피가 나있고 멍이 들어있다.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날도 알 수 없는 범인에게 무차별 폭력을 당하며 도망친 곳은 수영장이었고, 물에 빠진 제미나는 범인에 의해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흐려져가는 의식 속에서 겨우 눈을 떠 확인한 범인의 얼굴은 바로, 

 

 

제미나 자신이었다.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환영과 폭력은 모두 자기 자신이었던 것... 세상에 대한 원망과 아기에 대한 죄책감이 자신을 계속 어둡고 절망적인 내면 속으로 끌고 들어갔던 거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 고통을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후 들여다본 거울, 피범벅과 멍으로 가득했던 얼굴이 말짱하다.

 

 

그리고 다시 찾은 평온 속에서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켠다.

 

 

제목은 바로 "흑인 여성을 보호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by 제미나 메이

 

 

상실의 고통과 역경을 버티고 견디며 스스로 이겨낸 제미나를 보여주며 이 영화는 끝이 난다.

 

 

add1) 흑인여성 감독 메갈린 에치쿤워크는, 흑인 여성의 어둡고 차별적인 현실에 대해 고발하고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얼마 전에 본 타임루프 형식의 단편영화 "낯설고 먼" 역시 차별당하는 흑인들의 어두운 현실을 고발한 영화로 두 감독의 의도는 비슷하지만, "낯설고 먼"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는 대신 "웨더링" 이 영화는 호불호가 극과 극으로 갈리고 있는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나 역시 보고 나서, 아기를 잃은 엄마로서의 상실감이 메인인지 아니면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 준 것처럼 흑인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함이 메인인지가 확실치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흑인 여성의 인권을 위해 만든 영화라 그런지 분만 시 일어난 문제들을 무시하고 결국엔 아기의 죽음을 초래한 "의사"와 아기를 잃고 힘들어하는 제미나를 버리고 떠나버린 남자친구 "숀"  등 나쁜 역할은 백인 배우가 맡았다는 거다.

이 부분에서, 흑인인권문제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악역이 되어야만 하는 백인들은 역차별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21분의 러닝타임동안 모든 걸 다 그려내기 위한 설정이었겠지만 말이다. 

 

 

add2)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이 영화가 만들어진 배경을 알고 가야 한다.

 

아직도 미국에서는 임신으로 인한 여러 문제들로 사망한 여성 중 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3배가 많다는 거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매년 4월 11일부터 17일까지를 Black Maternal Health Week(블랙 모성 건강 주간)로 정해서, 적어도 출산과 분만 시만큼이라도 인종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노력을 하고 있다.

 

Black Maternal Health Week를 맞아 만들어진 영화가 웨더링 이 영화인 것이다. (출처 Health Equity 특집기사)

 

 

add3) 그냥 봤을 때와 영화의 배경을 알고 본 후의 나의 느낌 완전히 달라졌다. 그냥 봤을 때는 불호 쪽이었지만 배경을 알고 본 후는 호로 바뀌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도 바로 이 이유에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의도치 않게 인종차별을 고발하는 단편영화 두 편- 낯설고 먼 & 웨더링-을 연달아 보게 되었지만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문제 인식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변화하는 사회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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